오월의봄은 서울국제도서전을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보내주신 응원과 에너지에 힘입어 남은 업무도 잘 마무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오늘은 도서전에서 큰 사랑을 받았던 『적정 코미디 기술』을 소개하고요, 많은 이들에게 공포와 웃음을 동시에 주었던 금개 선생님의 도서전 방문 후기도 담았어요.🎈 이제 정말 여름이 시작되었네요. 습하고 덥지만, 힘든 일도 곧잘 미화되는 여름이라는 계절성에 기대어보려 해요. 독자님들께서도 아름다운 장면을 자주 마주치는 6월 보내시기를 바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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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래
레터에서 연재되었던 금개 선생님의 『적정 코미디 기술』을 드디어 실물 책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책은 총 4부(일상의 기술/관계의 기술/창작의 기술/코미디언들의 기술)로 구성되어 있고, 그 사이사이에 9번의 ‘익힘책’ 코너가 등장합니다. 유명한 스탠드업 코미디언의 농담을 다시 써보는 연습, 상대를 재치 있게 놀리는 로스팅 연습, 시트콤을 구상해보는 연습, 스탠드업 코미디의 기본 구성인 셋업-펀치라인의 다양한 예시와 연습문제까지 코미디언으로서의 자기계발을 위한 워크북이 수록된 것이지요. 4부에는 스탠드업 코미디언 원소윤 님, 스탠드업 코미디언 김서연 님, 유튜버 예지주 님, 1인 극장 김은한 님, 벌레스크 퍼포머 불잠지 님, 크리에이터, 회사원 세레나 님의 인터뷰까지 담겨 있어요. 프롤로그에 담겨 있는 금개 선생님의 문장을 빌리자면 “인종으로서의 광대는 ‘웃기 vs. 웃기기’의 밸런스 게임에서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웃기기를 선택하며, 인류 전체의 약 4분의 1 정도를 구성하고 있다”고 합니다. 독자님들은 어떠신가요? 나는 4분의 3에 속하는 사람인데, 라고 생각하신다면 이제 나도 몰랐던 내 안의 광대를 발견해보시는 건 어떨까요. 4분의 1에 속하는 선생님들께서는 이제 이 책으로 함께 익히시면 됩니다.☺️
저는 이 책의 프롤로그를 받아 읽었을 때, 이 부분에서 가슴이 뛰었어요. TMI이지만, 저의 고등학생 시절 장래희망은 코미디언이었거든요….
“나에게 코미디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코미디=웃김’ 도식의 바깥에 있다. 코미디의 의도성을 들여다봐야 진짜 내가 좋아하는 부분에 대해 제대로 설명할 수 있다. 그건 치열하게 고민하고 기획하는 과정, 실패를 무릅쓰고 내놓는 시도 자체이다. 어쩌다가 웃겨버린 게 아니라 웃기려는 작정을 하고 웃기는 것이 코미디라면, 코미디언이 감수하는 위험은 무엇인가? 그는 뭘 재미있어하는가? 누구를 웃기고 싶어 하나? 어떤 방법을 선택했는가? 의도와 결과를 가깝게 만들기 위해 어떤 훈련을 했나? 그 과정에서 예측할 수 있었던 일과 일어나버린 일은 무엇인가? 어떻게 기지를 발휘해서 대처했나? 왜 그렇게까지 하나? 그래서 좋았나?”(11쪽)
그렇지, 그렇네. 왜 그렇게까지 하나? 그렇게 하려고 그들은 무얼 했나? 이런 질문을 곱씹으며 한 사람마다 서려 있을 작정들을 생각하며 뭉클해지다가 “나에게 코미디는 예술 장르라기보다는 인생의 태도이다”(12쪽)라는 문장을 만나고 알았습니다. 나의 결정적인 순간은 언제나 내 앞의 누군가과 함께 웃을 때였다는 것을. 그것이 정말 좋았고, 지금도 그 순간을 자주 원한다는 것을. 그리하여 이 책의 면면이 나에게로 꽂혔다는 것을.
금개 선생님은 바로 그 코미디의 의도성과 주관성 때문에 기획이 필요하고, 실패하는 경우 비극이 된다고 하셨어요. (저의 경우 그 비극 때문에 꿈을 포기했지만…) 그래도 ‘굳이’ 하는 것, 다시 하는 것, 감수하는 것, 그것이 코미디라는 것을 이 책의 많은 곳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것이 어찌 인생의 태도가 아닐 수 있겠나요.
내 안의 광대를 발견하고 싶다면, 남을 웃기면서 웃어온 사람이라면, 그것은 웃어줄 사람이 곁에 있기 때문임을 이해한 사람이라면, 웃음 속에는 일정 부분의 슬픔과 고달픔이 녹아 있다는 진실을 가슴 속 저 밑부터 깨우치고 싶다면, 어떤 농담은 왜 누굴 웃기고 누굴 웃기지 않는지 궁금하다면, 이 책을 읽어보세요. 아주 잠깐 웃음 짓기 위해 대부분의 일생을 무표정으로 보내는 모든 이들이 조금 더 웃으실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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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쓴 광대가 사인해드립니다
광대의 서울국제도서전 사인회 후기
🐭 금개
아이디어 차원에서는 정말 재밌었는데, 막상 실행에 옮기고 나니 ‘무리였구나’ 하고 깨닫게 되는 일, 여러분도 겪어보신 적 있습니까? 지난주 서울국제도서전에서 광대 분장을 하고 사인회를 한 게 저에겐 그런 일이었습니다. 광대 욕망에 대한 책이고, 도서전은 축제니까… 나름 맥락이 있는 이벤트라고 생각했죠. 하지만 제가 간과한 두 가지가 있었습니다.
❶ 세상에는 ‘광대 공포증’이라는 것이 있음
❷ 도서전은 축제이긴 한데 ‘내향인들의 축제’임
입장부터 쉽지 않았습니다. 행사장에 들어서서 지나치게 큰 광대 신발로 뚜벅뚜벅 걷고 있었는데, 보안 업체 소속으로 추정되는 안전요원분이 저를 불러 세우셨어요.
- 직원: (다급하게) “저!… 입장 목걸이 좀 확인하겠습니다.”
- 금개: (편집자님께 받은 스태프 목걸이를 보여드리며) “저 M17 부스 오월의봄 출판사 저자인데요, 사인회 코스튬이라 이렇게 입은 거예요.”
- 직원: “아… 출입문에서 누가 ‘삐에로가 들어간다’고 뭔지 좀 알아봐달라고 하셔서요. 죄송합니다. 입구에서 확인을 제대로 못했다고…”
직원분은 관계자를 불러세운 것이 맘에 걸리셨는지 다시 돌아와 거듭 사과하셨습니다. 저도 속으로 ‘놀라셨죠…’ 생각하며 꾸벅 인사하고 괜찮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저는 드랙 문화에 너무 오랫동안 노출되어 있어서 이 정도 분장은 데일리 메이크업 수준이라고 생각했는데, 대부분의 도서전 참여자들에게는 그렇지 않았던 거죠. 메이크업은 저의 오랜 친구이자, 퀴어 유튜브 ‘미사장’ 채널을 운영했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시시선님이 재능 기부해주셨습니다. 시시선님은 저를 경호하며 〈디바마을 퀸 가비〉의 매니저처럼 소리쳤습니다. “아티스트 지나가실게요!”
사람들이 저를 보고 너무 놀라기에 마음이 움츠러들었는데(광대 분장 장점: 어떤 감정인지 사람들이 못 알아챔), 퍼포머가 취약해질 때를 본능적으로 알아채고 도와주는 여자들 덕분에 든든했습니다. 함께 부스를 지켜준 오월의봄 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하며…
공포영화와 코미디의 구성이 비슷하다는 사실을 몸소 깨달은 하루였습니다. 관객을 긴장하게 하고 놀라게 하는 것이 두 장르에서 모두 중요하거든요. 사람들은 낯선 것을 보고 놀라지만, 그 충격의 상태에서 새로운 자극을 경험하게 됩니다. 어떤 도서전 참가자분이 저를 보고 입을 떡 벌린 채 아주 조심스레 다가와 책을 펼쳐보고 구매해 가셨는데요, 그 장면이 오래 남습니다. 이렇게 이상한 방식으로도 우리가 서로에게 다가가고 열릴 수 있다는 사실이 저는 좋습니다. 이 맛에 광대 하는 거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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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지나치게 큰 광대 신발, 걸을 때 불편하다.
부스 책상 안으로 들어가지 않아서 발을 빼놓고 있었다. (사진: 신연경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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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뒷모습은 다소 독개구리 같았다.
(사진: 금개 여자친구 제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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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3] 시시선님이 준비해준 메이크업 시안과
작업 풍경 셀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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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전이 끝나고 난 뒤
⏳ 모래
여러분은 어떤 책과 굿즈를 집으로 데려가셨나요? 어느덧 도서전 3년 차, 중간에 틈틈이 구매 타임을 노려보았습니다. 저에겐 이런 것들이 남았네요.
❶ 김혜순, 『김혜순 죽음 트릴로지』(문학과지성사) + 김혜순 시와 말 필사 노트, 연필
트릴로지(Trilogy)는 책·영화 등의 3부작을 뜻합니다. 죽음이라는 주제에 천착한 김혜순 시인의 3부작, 『죽음의 자서전』·『날개 환상통』·『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가 한 권의 책으로 묶여 서울국제도서전 문학과지성사 부스에서 최초로 공개되었어요. 세 시집을 모두 가지고 있지만, 책등이 아름다운 누드 사철 제본의 책을 꼭 가지고 싶어 구매했습니다. 산문 「죽음의 엄마」도 수록되어 있고요. 5일간의 도서전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이 산문을 가장 먼저 읽었는데, 뼛속 깊이 번져오는 어떤 이해의 형태와 엄마에 관해서라면 언제나 익숙한 불가해함이 번갈아 제 속을 횡행했습니다.
❷ 배세진, 『금붕어의 철학』 + 출판공동체 편않,『편집자는 편집을 하지 않는다 10호: 우리가 선고한다』(출판공동체 편않)
『금붕어의 철학』은 정치철학자이자 문화연구자인 배세진 선생님께서 ‘포스트-구조주의’에 관해 강의록 형식으로 담은 책입니다. 오월의봄에서는 『역사에 관한 글들』, 『마르크스의 철학』, 『무엇을 할 것인가?』 등을 번역하셨지요. 출판공동체 편않이 작년 언리미티드 에디션에서 선보인 『인문사회과학에서 ‘공부’란 도대체 무엇인가?』 소책자를 꼭 사서 읽어보고 싶었지만(당시 배세진 선생님의 ‘공부 상담소’까지 열렸다는) 체력 이슈로 못 간 슬픈 사연··· 이 금붕어 책 속에 부록으로 들어있답니다. 보도자료에는 이 책이 입문서라기엔 까다롭고 전문서라기엔 평이하다고 쓰여 있는데, 과연 완독할 수 있을지? 도전해보겠습니다.
❸ 한민경, 『개만 살던 집에 고양이가 들어왔다』(든든)
작년 말에 집 근처에서 개 네 명을 구조하게 된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저희 집에는 개 한 명, 고양이 한 명, 저와 파트너 이렇게 네 식구가 살고 있었어요. 구조한 개 네 명 중 한 명을 입양하게 되면서 이제는 고양이 1+개 2+인간 2, 도합 다섯이 함께 살게 되었는데요. 원래 함께 살던 고양이와 강아지는 어렸을 때부터 같이 지내 (아주 친하진 않아도) 그럭저럭 잘 지내는 편이었는데, 새롭게 가족이 된 강아지와 고양이는 장장 6개월째 여전히 합사의 과정 중에 있어요. 그러던 중에 만난 이 책!
❹ 김지승, 『마지네일리아의 거주자』(마티) + 책팔자 3종 금속 배지 굿즈
‘도서전에서 선보일 4종의 신간’이라는 말로 여러 사람을 놀라게 했던 마티 출판사···! 마지네일리아는 ‘책의 여백에 쓰는 글’을 뜻한다고 합니다. 『짐승일기』, 『아무튼, 연필』을 쓴 작가이자 독립연구자인 김지승 선생님의 책이고, 표4에는 이런 이름들이 쓰여 있어요. 메리 셸리, 버지니아 울프, 클라리시 리스펙토르, 토니 모리슨, 테레사 학경 차, 다와다 요코, 찬쉐. 한 명의 이름만 쓰여 있어도 눈길을 사로잡을 텐데, 이 이름들의 모음이라니 궁금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어떻게 서로의 여백에 존재하는지, 이들의 글쓰기를 ‘마지네일리아의 관점’에서 읽어낸다고 합니다. 마티에서 발행하는 뉴스레터 ‘마티의 각주’에서 “여성적 읽기에서 핵심은 읽기와 쓰기가 순환하는 행위라는 점”이라는 문장을 읽었는데, 깊이 동감하며 이 책의 구매를 단번에 결정했답니다.
+독서인의 삶이 집약되어 있는 ‘리딩 인 피스’+‘시시포스의 책’+‘나 배고파서 책 샀어’ 배지는 바로 가방에 주렁주렁 달았어요! 특시 시시포스의 책. 네, 이걸 적고 있는 지금의 저죠?
❺ 박참새, 『탁월하게 서글픈 자의식』(마음산책)
시인이 쓴 산문에 유독 마음을 주는 편입니다. 주변에 널린 단어들을 낯설고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시인들의 산문은 글을 읽는 시간을 더욱 길게 길게 만들어주는 것 같아서 좋아요. 박참새 시인의 단독 산문집이고, 마음산책 출판사에서 출간되었어요. 제목에서 쓸쓸함과 슬픔, 수치심 같은 감정의 냄새가 느껴지는데, 저는 (늘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런 감정에서 추동되는 글쓰기에 붙잡혀 있는 시간이 긴 것 같습니다.
❻ 오리집 편집부, 『사포 2호: 부부』(오리집) + ONLY FOR DYKES 카라비너 + ‘흰 강에 오리집 움직입니다’ 선언문 포스터
오월의봄 부스 바로 옆에 움직씨+화이트리버+오리집 세 출판사의 연합부스가 있었어요. 부스에서 레즈비언 전통놀이 팔씨름 대회나 레즈비언 부부 선언문 낭독이 진행되어 저희도 덩달아 흥이 났답니다. (독자님들의 후기에서 퀴퍼로 불렸던 저희 부스 라인)
『사포』는 오리집 출판사에서 2022년 창간한 레즈비언 독립 문예지예요. 2호는 지난 2023년 동성부부 건강보험 피부양자 자격 인정의 이슈 한가운데에서 레즈비언의 부부됨을 레즈비언들의 목소리로 남긴 호입니다. 인터뷰, 에세이, 소설, 시, 비평 등 여러 장르의 글이 담겨 있어요.
+계속되는 바.꾸(바지 꾸미기)와 백.꾸(가방 꾸미기) 열풍. 카라비너가 꾸미기 아이템으로 굳건히 자리매김하고 있는데요. 이 카라비너, 레즈비언의 상징적 아이템이란 걸 아셨나요? ‘ONLY FOR DYKES’가 적혀 있는 멋진 카라비너를 구매했습니다.
+‘흰 강에 오리집 움직입니다’ 포스터에는 “출판이 단지 시장과 유통의 문제가 아니라 관계와 신뢰, 기억과 기술에 대한 감각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한 문장 구조”라는 뜻 아래 작성된 선언문이 담겼어요. 가슴 뜨거워지는 문장들이 한 가득. “우리는 정상성이 지우고 뭉갠 것들을 재생하는 방식으로 출판한다. 우리는 자본에 지고 무너진 것들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출판한다. 우리는 여자를 좋아하는 여자다. 우리는 두 개의 젠더만 따르는 전통을 어리석은 신앙이나 파시즘으로 여기는 혁명가다. (...)” 회사 책상 옆에 붙여두기 위해서 겟!
❼ 사이 몽고메리, 『거북의 시간』, 맷 패터슨 그림, 조은영 옮김(돌고래)
❽ 개별 구매한 굿즈
(1) 불광출판사 굿즈: 누운 부처님(?) 손목 쿠션
불교박람회가 아주 핫했다죠? 서울국제도서전에서 미니 불교박람회를 예고한 불광출판사에 방문해 손목 쿠션을 샀어요. 이 쿠션은 제게 용도 변경의 가능성이 있는데, 왠지 저 쿠션에 캣닢 스프레이를 뿌려주면 어떨까 하고··· 저희 집 고양이가 품에 쏙 넣고 아주 좋아할 사이즈란 말이죠.
(2) 유유 굿즈: 땅콩 키링&장바구니
유유 출판사는 땅콩문고에 이런 뜻을 담았다고 해요. “땅콩은 씨앗이자 열매이고 처음이자 마지막” 기획 취지와 의미를 되살리며 만든 귀여운 땅콩 키링을 구매했습니다. 이번에 유유에서 남는 종이봉투를 기부 받아 재활용한 걸 보고 감탄했는데요. 비닐을 덜 쓰자는 취지로 만든 귀여운 초록 장바구니도 하나 사보았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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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작가노동 선언』을 함께 쓰고 만든 작가노조 준비위원회는 ‘독서생태계 공공성연대’에 속해 있습니다. 작가노조 준비위는 도서전이 열리는 코엑스 앞에서 서울국제도서전의 영리화와 사유화에 반대하고, 공공성 강화를 촉구하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서울국제도서전 운영국과 대한출판문화협회의 일방적인 주식회사화 이슈에도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독서생태계 공공성연대
문화연대ㅣ민변 문화예술스포츠위원회ㅣ블랙리스트 이후ㅣ어린이청소년책작가연대ㅣ작가노조 준비위원회ㅣ전국동네책방네트워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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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날 지워봐라, 우리가 사라지나》의
‘번외’ 북토크에 여러분들을 초대합니다!
문화평론가이자 《다시, 쓰는, 세계》 저자인 손희정 선생님, 그리고 ‘백지우사’의 두 공저자 최나현·양소영 선생님 양측이 흥미진진한 크로스 토크를 선보일 예정입니다. 공통의 경험을 공유하면서도 서로 조금은 다른 시대를 거쳐온 세 명의 페미니스트가 서로의 경험을 묻고 또 들려주는, 더불어 앞으로도 계속될 광장의 화두들을 나누는 뜻깊은 자리가 될 텐데요.
‘번외’라는 수식을 붙이게 된 것도 그 때문이에요. 청년 여성들의 탄핵 광장 경험을 기록한 이 책에서 출발하지만, 좀 더 시야를 넓혀 ‘여성들에게 페미니즘이란 무엇인지’, ‘우리는 어떻게/무얼 계기로 페미니스트가 됐는지’, ‘페미니스트들은 서로를 어떻게 찾아내고 발견하는지’, ‘그 여성들의 이야기를 쓰고 기록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가 있는지’ 다채로운 화젯거리를 소환해보려고 해요.
사실 ‘백지우사’는 탄핵 광장에 대한 이야기만은 아닙니다. 좀 더 근본적으로는 자신과 닮은/다른 페미니스트 동료들을 어떻게든 찾아내고, 그 삶의 여정에 귀 기울이려는 ‘기록 작업’이라고 할 수 있죠. 한마디로, ‘탄핵 광장’을 경유한 ‘페미니스트 동료 찾기 프로젝트’라고나 할까요? 이번에는 그 동료의 범위를 더 넓혀서, ‘백지우사’의 저자/인터뷰이들보다 앞선 시대에 페미니즘을 익히고 페미니스트가 된 사람을 초대해보기로 했습니다. 그분은 바로, 손희정 선생님! 페미니스트로서의 삶, 그리고 거기서 만들어지는 궤적에 흥미를 느끼시는 독자 여러분들의 참여를 기다릴게요.
무엇보다, 우리는 이번 대선 레이스에서, 탄핵 광장에서, 남태령에서, 서부지법에서, 그 어디에서든 ‘페미니즘’이 앞으로도 가장 중요한 핵심 전선이 될 거라는 걸 똑똑히 확인했습니다. 극우의 부상, 끝을 알 수 없는 혐오와 폭력은 우리의 광장이 아직 닫히지 않았다는, 아니 이제 시작일 뿐임을 계속해서 말해주고 있고요. ‘대선 이후’의 국면이 열린 만큼, 이런 문제에 대해서도 함께 이야기나눠보려고 합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려요!
🔊이런 분들이 참여하시면 좋아요
✔ ‘백지우사’ 책의 비하인드 스토리가 궁금하신 분들
✔ 페미니즘을 배우고, 페미니스트로서 사는 일에 대해 고민하시는 분들
✔ 주변에 자신과 닮은 페미니스트 동료가 없는지 찾아다니는 분들
✔ 여성들의 삶과 이야기를 기록하는 작업에 관심 있는 분들
날짜: 2025년 6월 27일 금요일 오후 7시
장소: ‘플랫폼P’ 2층 다목적실(서울 마포구 신촌로2길19)
이야기 손님: 최나현·양소영 X 손희정
인원: 35명
참가비: 15,000원
신청: 구글폼 작성 후 입금(국민은행 657401-04-012406 도서출판 오월의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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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인 말씀, 필요한 이야기를 남겨주실 때마다 저희만 보기에 아깝다는 생각을 했거든요. 함께 읽고, 말을 걸 수 있는 게시판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들 나누면 좋겠습니다.
인사, 레터 피드백, 궁금하신 점 등을 남겨주시면 답글로 답장을 달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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