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특별한 손님이 〈오!레터〉에 찾아왔어요. 여성 독서 공동체 '들불'에서 〈들불레터〉를 발행하고 계신 구구 님과 함께 곧 다가오는 5·18을 기억할 수 있는 책을 선정해 서로의 레터에서 소개하기로 했거든요. 메일 제목에 쓰인 '사건을 살아가다'는 오카 마리 작가가 쓴 《기억 서사》의 3장 제목 '사건을 살아간다'에서 인용한 문장이에요. 5·18을 비롯한 국가폭력 이후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의 기억은 언제나 현재진행형인 사건이기 때문입니다.
들불은 여성과 책, 활동을 잇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어요. 레터에서는 다양한 주제로 큐레이션 한 책을 그야말로 훅 빨려들게 소개해주고 계시죠. 현재 들불에서는 〈5·18 다시쓰기〉 북클럽 모집이 진행 중입니다. 5·18민주화운동을 서사의 주요 동력으로 삼은 두 소설 《레가토》·《소년이 온다》를 읽고, 인권의 관점에서 5·18을 다시 이해해보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이니 관심 있는 분들의 많은 참여 부탁드려요! 참, 오월의봄 마케터의 도서 소개는 5월 18일 〈들불레터〉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그 전에 미리 구독해주시면 좋겠죠? 들불이 더 궁금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과 페이지를 확인해주세요!
그럼 알차고 탄탄한 들불의 책 소개를 함께 읽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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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여성 독서 공동체 ‘들불’을 운영 중인 구구입니다. 들불은 5·18민주화운동 43주년을 맞아 5·18 관련 도서들을 함께 읽고 이야기 나누는 북클럽을 운영 중인데요. 이번 북클럽에서 ‘기억’과 ‘트라우마’를 키워드로 출간된 ‘오월의봄’의 도서들을 여럿 다루게 되어 <오!레터> 구독자 여러분께도 함께 소개하면 좋을 것 같아 이렇게 찾아왔어요. 오늘 소개한 책들을 통해 5·18을 비롯하여 유사한 패턴으로 재현되어온 국가폭력 및 사회적 참사의 고통과 트라우마를 함께 기억할 수 있길 바라며 오늘의 <오!레터>, 시작해보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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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는 ‘2022 국가인권위원회 인권상황보고서’에서 지난 10월 서울 이태원에서 발생한 10·29참사 희생자와 유가족을 존중하는 방식의 애도가 필요하다고 이야기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국가 책임을 분명히 할 것을 강조했습니다. 앞서 정부가 책임을 뒤로 한채 보상금 지급만을 논하는데 급급했던 것과는 상반되는 내용으로, (독립적인) 국가기관이 ‘인권’ 차원에서 사회적 참사를 이해하고자 한 구체적인 시도였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 ‘10·29 이태원 참사 인권실태조사단’에서는 〈10·29 참사, 인권으로 다시 쓰고 존엄으로 기억하다〉라는 보고서를 발간해 재난참사 피해자의 인권침해 상황을 희생자와 유가족, 생존자, 구조자, 그리고 지역 주민과 상인의 관점에서 조명하며 참사의 피해자를 피해당사자와 유가족으로 제한하지 않고, 그 범위를 확대하여 이해하는 모습을 보였는데요. 우리는 두 사례를 통해 국가 재난 및 사회적 참사를 ‘인권’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시도들이 여러 기관에서 전개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처럼 인권의 관점에서 외상적 사건을 바라보는 시도는 10·29참사, 세월호 참사 등을 비롯한 사회적 참사뿐 아니라 국가에 의해 자행된 국가 폭력에 대해서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오늘 소개할 《5·18 다시 쓰기》가 그 중 한 예로, 한국 현대사 상 가장 잔혹했던 국가폭력이면서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이었던 5·18을 ‘인권’과 ‘트라우마’의 관점에서 분석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5·18을 공동체적 기억으로 새롭게 구성하며 진정한 과거 청산으로 나아가는 방향성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5·18 다시 쓰기》는 ‘외상후스트레스 장애post-traumatic stress disorder(PTSD)’라고 불리는 서구 트라우마 담론이 인권을 의료에 종속시키는 과잉 의료화의 문제를 야기했다는 문제의식을 가지는 한편, PTSD 모델의 트라우마 정의 기준이 국가범죄로 인한 피해자들의 상흔만 고려할 뿐 고통을 유발한 사건의 성격이나 발생 원인에 대해서 관심을 두지 않는 점을 지적합니다. 이에 새롭게 제안되고 있는 연구 관점인 ‘인권 기반 트라우마 접근법’을 통해 진행한 공동연구의 내용을 소개하며 연구가 내포하는 의미와 한계를 밝힙니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5·18이라는 사건을 결과의 측면에서만 바라보는 관점, 이른바 보상 프레임을 통해 그 법적 성격이 규정되었음을 지적하며 보상 프레임 속에서 피해자의 범위가 피해 당사자와 유족으로 제한되면서 논의상 배제될 수 밖에 없었던 다양한 양상의 정신적·사회문화적·정치적 피해를 함께 검토한다는 점입니다. 연구팀은 피해 검토 과정에서 “5·18 집단트라우마 피해가 동심원을 그리며 확장되는 특성을 가지고 있음”을 확인하고, 피해자를 직접적 피해자, 유가족 1세대 및 2세대, 일선대응인, 목격자, 지역사회 일원, 사후노출자의 여섯 가지 범주로 재유형화합니다. 이러한 재유형화는 ‘5·18’이라는 계속적 사건에 대한 트라우마를 단순히 피해를 입은 개인들의 총합이 아닌 집단적 경험과 의미화 과정으로서의 복합적 집단트라우마로 이해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가집니다.
세계 각국에서 자행돼온 잔혹한 사건들의 트라우마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현상의 메커니즘을 밝히는 연구들에 더해 피해자의 범위를 이보다 더 확장하고 이를 인권의 차원에서 새롭게 조명하려는 시도는 해당 사건들을 “중대한 인권침해 사건으로 (재)정립하는 작업”이며 트라우마를 “인간 존엄과 역량의 훼손이라는 매우 심각한 인권침해 상황에서 초래된 것으로 (재)정립하는 작업”(p.268-269)인데요. 이는 단순히 피해자의 범위를 확장하는 것이 아닌 “고통의 역사성과 집합성을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받고 있는 구체적인 생존피해자의 실존과 연결”(P.272)하는 시도로 집합적 피해회복과 국가범죄의 사회적 청산을 위한 중요한 시도라고 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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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가토〉, 권여선 지음 (창비)
《레가토》는 『각각의 계절』, 『안녕 주정뱅이』, 『아직 멀었다는 말』 등 활발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권여선 작가가 2012년 발표한 장편소설로, ‘카타콤’이라 불리던 운동권 써클 내 구성원들의 이야기를 과거와 현재의 시점을 교차하며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이 작품은 저자가 개인의 삶에 국가폭력이 얽히는 양상을 선명하고 생생하게 나타낸다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또, 소설의 마지막에 보여주는 특정 인물의 현재는 과거가 ‘그 때 그 시절만의 것’으로 남는 게 아니라 반복과 재구성을 통해 끊임없이 현재화되는 계속적 사건임을 보여줍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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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의 제목인 ‘레가토’* 역시 과거와 현재의 얽힘을 드러내는 용어로, 저자는 “소멸하는 앞의 음과 개시되는 뒤의 음이 겹치는 순간의 화음처럼, 나는 이 소설이 과거의 흔적과 현재의 시간이 겹쳐 뭔가를 만들어내는 레가토 독법으로 읽히기를 소망하면서 썼다.”고 밝혔습니다.
* 레가토 : 악보에서 음과 음 사이를 이어서 부드럽게 연주할 것을 지시하는 음악 용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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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자들의 말〉, 전성욱 (오월의봄)
《남은 자들의 말》은 문학평론가인 저자가 1980년 5월 광주에서 일어난 10여 일 동안의 일을 한국 소설이 어떻게 기록했는지 ‘재현의 기획’과 ‘표현의 기획’이라는 틀에서 살피는 책입니다. 저자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5월의 진실은 쉽게 해명될 수 없으며 남은 자들의 고통은 ‘완료되는 것’이 아님을 이야기합니다. 이 책에서 특히 인상적인 지점은 5월 광주를 그린 문학이 가지는 ‘진실’에 대한 의무감 또는 강박을 비판적으로 검토한 부분인데요. 저자의 비판적 접근을 통해 우리는 여러 사람이 복잡하게 얽힌 하나의 사건에서 ‘진실’이란 과연 도달가능한 목표인지, 또, 완료될 수 없는 기억의 과정에서 문학이 개입할 수 있는 지점은 어디인지 함께 고민해볼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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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억 서사〉, 오카 마리 지음/ 김병구 옮김
(소명출판)
최근 여러 역사적 사건들이 콘텐츠화되면서 대중과 창작자들이 갖는 ‘서사화’에 대한 욕망에 대해 생각해보게 되는데요. 이때 함께 읽으면 좋은 책이 바로 오카 마리의 《기억 서사》입니다. 책에서 저자는 타자가 당한 폭력적인 사건을 서사화한 글이 독자가 미증유의 사건을 서사로서 체험하고 이해하게 만들며, 생각하기 꺼려지는 사건을 위협 없이 떠올리도록 만든다고 말합니다. 이때 독자는 서사가 완료되듯 사건 역시 이미 완료된 먼 과거의 일처럼 받아들이게 되는데요. 저자는 이러한 현상을 “‘사건’에 위장의 플롯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설명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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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피해자가 실재하는 특정 사건을 자극적으로 서사화하기 바쁜 현재의 콘텐츠 장에서 반드시 논의되어야 할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또, 재현의 욕망으로 인해 망각의 폭력을 부추기고 있는 콘텐츠 시장에서 창작자가 ‘기억’을 전달하는 방식과 관객(혹은 독자)이 타자의 경험에 진정으로 다가서는 방식에 대해 함께 고민해볼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습니다.
“‘사건’에 위장의 플롯을 부여하는 것. 그것은 우리가 그 ‘사건’을 서사로서 완결시켜서 다른 서사를 살아가기 위해 이루어지는 행위이며, ‘사건’의 폭력을 망각하기 위해 행하는 것이다. (...) 기억은 이미 서사화된 ‘사건’의 하나의 삽화에 지나지 않는다. 어쨌든 그 서사는 끝났다. 그리하여 편안한 마음으로 그것을 추억할 수 있다. ‘사건’의 기억을 생생하게 현재형으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존재, 그들의 기억은 완결된 서사와 함께 과거로 매장되어 버리고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서사에는 어떠한 흔적도 남기지 않는다.” (p.169-170, 《기억 서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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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 프리모 레비 지음/ 이소영 옮김 (돌베개)
《가라앉은 자와 구조된 자》는 아우슈비츠 생존 작가 프리모 레비의 생애 마지막 작품으로, 강제수용소에서 벌어진 현상들을 통해 가라앉은 자(죽은 자)와 구조된 자(살아남은 자)의 기억과 고통을 비판적으로 파고든 책입니다. 저자는 생환자가 방어의 목적 등으로 기억을 왜곡하는 문제와 이들이 해방되면서 느꼈던 수치심과 죄책감 등을 분석하며 여러 질문을 던집니다. 이 지점에서 독자는 중대한 집단 범죄와 사회적 참사 앞에서 각자가 느낀 수치심과 죄책감을 떠올리며 그가 이야기하는 고통 속으로 빨려들어가게 되는데요. 그러면서 우리는 잔혹함 앞에서 일그러지는 ‘인간(성)’에 대해 자문하게 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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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 대신에 살아남았기 때문에 부끄러운가? 특히, 나보다 더 관대하고, 더 섬세하고, 더 현명하고, 더 쓸모 있고, 더 자격 있는 사람 대신에? 그런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다. (...) 반복하지만 진짜 증인들은 우리 생존자가 아니다. 우리는 권력 남용이나 수완이나 행운 덕분에 바닥을 치지 않은 사람들이다. 바닥을 친 사람들, 고르곤을 본 사람들은 증언하러 돌아오지 못했고, 아니면 벙어리로 돌아왔다. 그들이 바로 ‘가라앉은 자들’, 완전한 증인들이다. 그들이 원칙이고 우리는 예외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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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자 카페〉, 엘리자베스 로즈너 지음/ 서정아 옮김 (글항아리)
《생존자 카페》는 홀로코스트 생존자 부부의 딸인 저자가 자신의 경험과 세계 곳곳의 다양한 사건(베트남 전쟁, 르완다 대학살 등)을 토대로 트라우마와 기억이라는 이슈를 다룬 책입니다. 프롤로그에서 저자는 후성유전학epigenetics이라는 다소 생소한 분야의 연구를 언급하는데요. 부모, 조부모의 트라우마가 다음 세대로 대물림되는 현상을 연구하는 후성유전학은 외상후스트레스 장애의 세대 간 전이를 설명하기 위한 여러 증거를 발견 중이며 저자 역시 이 책을 통해 이러한 작업에 동참함으로써 트라우마라는 유산이 “전 세계의 폭력과 박해, 몰살이 세대 간에 반향을 일으키고, 또한 회복으로 이어지는 모습”(p.31)을 확인하고자 합니다. 이는 집단 트라우마를 제대로 이해하는 과정인 동시에 지금도 이어지고 있는 트라우마의 반복적 연결 고리를 끊어내기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시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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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책은 고통을 재현하고 증언하는 일에 대해서도 설명하는데요. 저자는 어머니의 경험을 통해 고통이란 “경험자들의 신체에 개별적으로 새겨지는”것이기 때문에 언어화가 쉽지 않고, 같은 사건에 대한 경험과 기억이 사람에 따라 다르므로 한 사건에 대한 “공동의 기억”을 보존하는 일은 어려운 과제임을 지적합니다. 또, 홀로코스트 생존자들이 ‘이야기를 들려달라’는 저자의 요청을 듣고 ‘이야기’라는 단어에 거부감을 드러내는 모습을 통해 수용소에서의 경험을 ‘이야기’로 표현하는 것의 한계를 실감합니다. 그럼에도 저자는 ‘이야기하기/듣기’가 가지는 가치를 신뢰하며 끊임없이 대화를 시도합니다. 언어가 치유와 미래로 나아가게 만드는 힘을 가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말이죠.
“최근의 후성유전학 연구가 점점 명확히 보여주듯이, 우리에게 유전되는 것들은 비단 반복적으로 들려오는 생존기나 외적으로 드러나는 트라우마와 상실, 슬픔, 심리적 탄력성에 그치지 않는다. 슬픔으로 채워진 모유를 마신다는 비유는 우리의 상상 이상으로 정확한 표현이다. 실제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는 뇌의 신호전달체계에 영향을 미치고, 이러한 변화는 자손에게 대물림된다. 부인하고 침묵해도 소용없다. 출산을 아예 포기하지 않는 한, 상실과 절망의 유산, 충격과 고통의 잔해를 조금도 물려주지 않을 방법이란 없어 보인다. 극심한 정신적 충격은 결코 없던 일로 되돌릴 수 없다. 사실 최근에야 우리는 이와 같은 충격을 인지하고 명명하기 시작했다.” (p.24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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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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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는 반드시 광기와의 대화를 시작해야만 한다.”
‘미쳤다는 것’을 문화와 정체성의 근거로 재발명하는 흥미진진한 철학적 탐구의 여정 모욕과 낙인을 걷어내는 것 이상으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
지금 우리가 만나고 있는 광기란 의료적 임상 현장에 얽매인 채 치료와 교정의 대상으로 간주됩니다. 이러한 지배적인 의료적 관점의 반대편에는 ‘정신질환’이라는 낙인에 맞서 광기의 경험에 귀를 기울이고 그 생생한 언어를 되찾고자 하는 정신장애인 당사자들이 있습니다.
‘매드 프라이드mad pride' 정신을 바탕으로 세계 여러 지역에서 각양각색의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는 매드운동은 광기의 의료와 흐름에 저항하며 강제치료, 회복을 위한 서비스의 부재, 사회적 낙인 등의 문제에 개입합니다. 매드운동은 정체성, 자아, 행위주체성, 합리성에 대한 우리의 지배적 관점에 의문을 제기한다는 점에서 하나의 귀중한 문화적 자원이며, 광기를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정의하고 사용하는 것이 많은 이들을 부당하게 배제하는 일이 아닌지 살필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정신과 의사로서 철학과 인류학을 공부한 저자 모하메드 아부엘레일 라셰드가 세밀히 논증하고 탐구한 ‘미쳤다는 것이 하나의 정체성으로 인정받기 위해 필요한 사회적 요건’들. 지금 바로 알라딘 북펀드에서 《미쳤다는 것은 정체성이 될 수 있을까?》를 미리 만나보세요!
“무엇보다 저는 이 책을 소수자운동과 정체성에 관한 책으로 읽었습니다. 광기에 대한 탐구를 가장하고 있지만, 사실은 그 주제를 훨씬 더 넘어서는 멋진 책이죠. 여성운동, 흑인운동, 성소수자운동, 장애인운동 등 우리는 다양한 소수적 존재들이 만들어온 투쟁의 계보를 알고 있습니다. 이 책은 이 사회가 배제하는 소수자들이 당당한 주체로 자리매김하고, 그에 대한 사회적 정당성을 획득하기까지 얼마나 많은 쟁투와 경합을 거쳐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데 그치지 않고, 당사자와 다른 사회구성원들 사이에서 이뤄져야 할 대화의 기술을 섬세히 구성해나갑니다.” ㅡ〈편집자의 말〉
* 이 책의 초판 번역인세 전액은 정신장애인 당사자단체(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한국정신장애인자립생활센터 등) 후원금으로 쓰입니다. * 북펀드 굿즈인 '아크릴 코스터'는 ‘정신장애와 인권 파도손’ 이정하 대표님과의 콜라보로 제작되었습니다. 이 책을 위해 만들어진 의미 있는 일러스트이니 많은 선택 부탁드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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